정원과 조경업계의 글로벌 버즈워드인 조경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자연형 식재디자인을 그의 책 Planting: A new perspective (Piet Oudolf & Noel Kingsbury)를 통해 살펴보는 글을 몇 차례에 거쳐 연재하고자 한다. 이어 개인적으로 먼저 접했던 영국 나이절 더닛의 자연형식재 가이드는 아우돌프와 어떻게 다르며 그 접점은 어디에 있는 지, 그의 책 Naturalistic Planting Design, the Essential Guide를 통해 분석해 볼 것이다. 목표는 단 하나, 여러분의 식재 디자인에 영감을 주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디자인 identity를 찾는 데 조금이나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맘으로.
아우돌프의 2011년 런던 현대미술관 서퍼타인 갤러리 중정의 자연형 식재 디자인, 밀도있는 식재가 강력한 시각적 경험을 하게 한다. (출처: Pinterest)
A contemplative room, a garden within a garden. The building acts as a stage, a backdrop for the interior garden of flowers and light. Through blackness and shadow, one enters the building from the lawn and begins the transition into the central garden, a place abstracted from the world of noise and traffic and the smells of London. an interior space within which to sit, to walk, to observe the flowers. (출처: 서퍼타인 갤러리 웹사이트)
식재디자인 Planting Design이란?
식재란 식물을 심는 행위 혹은 그 행위의 결과물을 의미하고 디자인은 어떤 컨셉을 가지고 무언가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을 때, 식재디자인은 식물을 소재로 공간을 설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많은 식재디자인 컨셉이 있지만 21세기 글로벌 피노미넌이 된 아우돌프의 naturalistic style은 과연 어떤 것일까?
글로벌 피노미넌 and Why?
그의 디자인은 도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전준비가 철저하고 아주 디테일하다. 하지만 결과물은? 마치 디자인을 하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러운 비주얼을 보여주는데 이 비주얼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꾸미지 않은 자연 본래의 모습과 분위기를 환기시켜주고 시각적인 즐거움을 넘어 마음까지도 무장해제가 되는 어떤 감동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자연주의, 자연형, Naturalistic 식재디자인이란?
단순하게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그 비주얼 즉 외형이 자연에서 보는 식생 Vegetation(어떤 일정한 장소에 모여사는 특유한 식물의 집단) 처럼 느껴지는 것을 의미하고 넓게는 식재의 생태적인 Ecological 요소도 포함하는데, 이 두가지 요소를 디자이너가 Artistic Skill을 발현해 예술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외형과 생태성을 예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 하자면,
1. 여러해살이 풀을 어떤 방법으로 심으면 좋을지
2. 세부적으로 어떻게 조합할 지
3. 사계절이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4. 생태적 측면에서는 1) 생물다양성: 분류학적 다양성, 야생생물(Wildlife)을 배려한 식재 2) 생태적 적합성: 식물의 생태적 요구사항 반영, 서식처에 기반한 식재
이를 위해서 식물에 대한 전문 지식(Technical Knowledge)과 예술가의 상상력(Artistic Vision)이 함께 접목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여러해살이풀, 관상용 새풀을 어떻게 심고 관리하는 지에 대한 전문 지식과 식물 형태구성(Plant Architecture)*이 조합을 했을 때 시각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요구된다는 의미다.
말하자면 블록이나 그룹으로 모아심는 것이 아닌 여러 종을 인터밍글링 or 믹싱 or 블렌딩하는 것이 핵심인 자연형 식재를 하면 식물간 더 많은 상호작용과 경쟁이 발생하므로 생태적 이슈에 대해 충분한 전문 지식이필요하다는 것이고 적어도 식물의 생애주기동안 어떤 활동성을 보이는 지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식물 형태구성 (Plant Architecture): 잎, 줄기, 꽃의 배열과 각 기관들 사이의 관계로 설명될 수 있는 식물의 생장 습성. 다시 말하면, 식물체 전체적인 형태 뿐만 아니라 가지가 나는 순서, 각 기관의 크기, 형태, 위치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 개념.
참고: Planting: A New Perspective by Piet Oudolf & Noel Kingsbury, 식재디자인 새로운 정원을 꿈꾸며 (옮긴이 오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