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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_계절별 식재 디자인: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25일


초여름 - 장미의 속박에서 벗어난 대안들


구조가 빈약하고 형태가 불문명한 색덩어리처럼 보이는 초여름의 장미는 향기는 좋지만 잎 또한 매력적이지 않으므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게 신중하게 배치해야 한다. 여러해살이풀이나 새풀과의 조합도 쉽지 않다. 초여름에 처음으로 만개하는 꽃들이 그 이후의 식재디자인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장미의 속박에서 벗어나면 초여름 식재는 조금 밋밋해 질 수 있다. 하지만 초여름은 한여름 혹은 늦여름에 꽃 필 여러해살이 풀들의 녹색 무더기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기다리는 시간이다. 이 시기에 즉 한여름이 오기전에 꿩의다리속 Thalictrum 종은 멋진 구조와 함께 꽃이 피니 가치가 있고 매력적인 공모양 꽃송이 때문에 돋보이는 장구채산마늘Alium속이 초여름 식재의 해법으로 아주 인기가 많다 (너무 흔해서 식상할 때가 있긴 하다!). 에레무르스속 Eremurus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초여름의 뉴욕 하이라인: Allium부추속 식물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그 사이사이에 초록 무더기를 이루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여러해살이 풀들을 볼 수 있다.


한여름 - 무더위 피하기


초여름을 지나 여름이 무르익기 시작할 때는 구조적인 면에서 정향풀속 Amsonia, 냉초속 Veronicastrum, 밥티시아속 Baptisia 식물이 으뜸이다. 씨송이로 변할 때까지 구조가 잘 유지된다. 에키나세아속, 모나르다속, 스타키스 오피시날리스, 금관화속 등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예다.


늦여름과 가을 - 두번째 봄


이 시기부터 첫 서리가 내릴 때 까지는 여러 지역의 정원들에서 다양한 여러해살이풀과 새풀을 즐길 수 있다. 식물 생장이 정점에 이르고 구조적인 면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시기가 보통 이때다. 선택할 수 있는 식물이 너무나도 많아서 북유럽 정원사들이 19-20세기로 접어들 때 이 시기를 정원의 피날레로 연출하기 위하여 초화화단 Herbaceous border을 발전시킨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바람꽃속, 곰취속, 뻐국나리속, 노루삼속, 국화속 등 다양한 식물의 꽃이 쏟아지듯 피어나는 시기다.


겨울 - 죽음과 쇠락


누렇게 마른 갈색 잎을 퇴비로 만들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르게 잘라내던 시절은 지나갔다. 우리나라에도 씨송이와 죽은 잎에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정원사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여러해살이 풀이 첫서리에 무너져 버린다거나 해서 이 시기에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으므로 식물들을 정리해서 아름답게 남아있는 다른 식물들의 매력이 돋보이도록 해 줘야 한다.

씨송이와 죽은 잎이 더 돋보이게 하려면 좋은 빛이 필요하다. 햇살을 담아 낼 수 있는 식물을 적재적소에 심어야 한다. 아울러 보행로나 주요 조망점 혹은 집안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잘 보여야 한다. 여러해살이 풀을 밑동까지 바짝 잘라내고 나면 남아 있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나무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버드나무속 Salix, 층층나무속 Cornus, 가지치기로 모양을 내는 상록수와 낙엽수 등이 있다.



뮌헨 리머파크 5월, 8월, 9월 그리고 12월


출처: Planting: A New Perspective by Piet Oudolf & Noel Kingsbury, 식재디자인 새로운 정원을 꿈꾸며 (옮긴이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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