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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리텀의 10월_가을을 담기에 바쁜 나날들, Fleeting Autumn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25일

10월 초입에 방문한 현대미술관, 과천은 제가 좋아하는 은밀하면서도 사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커튼과 조명들로 공간의 전이를 보여 주었습니다. 12월 3일의 첫 눈에 두근거렸던 마음을 담기도 하는 다분히 사적인 블러깅, 10월은 미술관의 조명과  반투명 커튼 이미지로 시작합니다.


두번째 봄 10월 vs 첫서리 burr...

10월은 4월 만큼이나 좋은 달이라는 것을 정원가들은 알고 있다. 두번 째 봄이 시작되는 달, 남몰래 싹눈이 여무는 달 그리고 9월와 더불어 일년 열두달 중 식물을 새로 심거나 옮겨 심기에 가장 좋은 달이기 때문이다. 아니다 다를까 땅을 살살 파보면 두툼한 싹눈과 새싹, 알알이 여무는 구근을 발견하게 된다. 2023년 봄을 암시하는 미세한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산형과 식물인 Cow Parsely도 8월이면 땅에 씨앗을 떨어뜨리고 발아한다. 작은 새순은 기온이 4도 이하로 떨어지기 전까지 계속 생장할 것이며 꿋꿋이 겨울을 이겨내고 5월에 꽃을 피울 것이다. 이 가운데...어김없이 첫서리가 살포시 내려앉았다. 제법 선선한 바람결에 수목원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첫서리를 본 10월 19일, 겨울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한다.

곱고 흰 파우더로 덮인 듯한 첫서리 First Frost, 10월 19일


가을을 빛내는 식물들

First and Foremost, 울릉국화, 반상록 여러해이풀, 군락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방아풀(Isodon japonicus), 안개꽃과 같은 아주 작은 꽃들이 중첩되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긴뚝갈(Patrinia monandra)


10월초-말 서서히 붉게 물드는 잎이 매력적인 분꽃나무(Viburnum carlesii, Koreanspice viburnum)


(Quiz) Guess what?

어떤 꽃의 씨송이인지 알아맞춰 보세요!

힌트) 9월 블러그에 소개된 식물입니다_리나꾹뻐(답정)



뻐꾹나리 겨울 씨송이 (12월 10일)


은행나무, 저 벤치에서 동료와 나눴던 가을 날의 마음들


점심 후 산책길에 발견한 병아리꽃나무의 Greeny yellow 혹은 Lemony green 컬러가 가을햇살에 너무나도 눈부시게 반짝였다. 은행의 Deep yellow(바로 위 영상)와 사뭇 다른 병아리의 옐로우는 가볍고도 명랑한 느낌을 준다.



몇 주만 지나면 없어질 가을의 색채들, 이 색채들은 추위로 생장을 포기하면서 잎에 있던 엽록소가 파괴되고 그 안에 있던 다른 색소들이 발현되는 것이다. 주황색과 노란색은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 붉은색/분홍색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 (아래 왼쪽 첫번째: 솜사탕처럼 달콤한 향을 내는 계수나무)



'식물성 구슬'이라고 불리는 새들의 겨울 식량이 되어 줄 열매들 (윗쪽상단부터 오른쪽으로: 병아리꽃나무, 장구밥나무, 좀작살나무, 섬개야광나무, 백당나무 Viburnum opulus)


춘추벚나무 '아우툼날리스': 봄과 가을에 두번 연분홍색 겹꽃이 피는 벚나무


가을길에서 만난 소소한 구경거리, 노루궁뎅이 일까요?


문주란(Cranium asiaticum), 난대온실


금목서 Osmanthus fragrans var. aurantiacus, 난대온실을 가득메운 금목서의 꽃향기는 색만큼 매력적이다.


금관화, 아열대온실


아파트 테라스정원 시공한 고객이 구매한 극락조화(꽃이 새의 머리를 닮아 Bird of Paradise)가 10월 화단 가드닝을 위해 방문했을 때 너무나도 단아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래는 3년 전 모로코 입생로랑의 마조렐 정원에서 처음 본 극락조화 절화 디스플레이. 모로코에서도 It is so much loved!



그리고 여기! Bird of paradised의 꽃을 소재로 한 이나리 (www.yinari.com)의 작품, so creative!

이미지 캡쳐: www.yinari.com


꽃향유가 아닌 좀향유(Smallest mint), 1년생 초본


 내가 사랑하게 된 또 하나의  나무,

좀참빗살나무(Euonymus hamiltonianus, Little hamilton's spindle tree), 비비추원


10월의 가을은 40일 전에 끝났지만 여기에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하얀 눈을 더 맞이하게 될 지, 올 겨울은 식물들에게 어떤 시간이 될 지, 저는 이미 너무 춥지만 단단히 무장하고 숲으로 들어가서 자연이 내는 소리를 들어보려 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최북단 이 곳에서의 마지막 겨울이 될 수 있으니깐요!


참고: 정원가의 열두달, 내마음의 들꽃산책, 야생화의 위로, 국가표준식물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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